택수의 입대일이 다가와서 오에카킹에서 군대얘기가 또 나왔는데(^^;) 생각이 나서 수양록을 꺼내봤습니다.
'수양록'이라고 하면 뭐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다 들 아시겠지만 입대하면 지급되는 일종의 일기장이죠. 그 군바리센스가 넘치는 디자인이란!! 뭐 사실 신병때나 좀 깔짝깔짝 쓰다가 갈수록 안쓰게 되긴 하지요. (옛날엔 뭐 검열때 검사한다고 그래가지고 가식적으로 한 줄 쓰고 그랬었지만...)
하여간 그걸 대충 다시 읽어봤습니다. 저도 뭐 딱히 길게 쓰는건 안좋아 하는지라 끽해야 두 세줄 쓰고 그랬는데, 역시 군대에 있을 때는 이런 저런 일도 있어서 그런지 지금 읽자니 조소랄까...그런게 뜨기도 하네요. 제 군생활의 요약이 (일병 때 까지만) 잘 되어있길래 한 번 포스팅 해봅니다.^^;
-나의 발견-(말하자면 도입부?)
고치고 싶은 단점(3가지)
"없다."
(...저의 이런점은 군대 가기 전부터 그대로군열.)
-신교대 시절-
2004년 2월 8일
"5번째 일요일이다. 기분좋은 주말에 애새끼가 시비를 거는데 참았다. 기분전환거리가 없는 군대라 죽겠다."
(...하여간 군대가 사람 망침;;)
-자대 배치 이등병 시절-
2004년 5월 5일
"빨간 날이다 아싸리 쉬자!"
(^-^;)
2004년 5월 18일
"ASP 3개월이 끝나고 자대로 돌아왔다.
(중략)
훈련도 다가오니 열심히 생활해야겠다...
라고 생각은 들지만
군대따위 싫은건 싫은거다."
(글쳐...)
-일병 시절-
2004년 7월 10일
"12일부터 유격의 시작이다.
윤석이가 편지로 유격 얘기를 했던것이 생각난다..."
(유격 파라다이스-라는 노래를 배우게 되는데, 원곡은 진로 파라다이스...)
2004년 7월 17일
"유격! 소문은 모두 사실이었다.
죽을것 같았다;
12km구보 때는 쓰러지기도 하고,
(중략)
어찌어찌 유격을 수료하였다."
(요즘 유격은 애들 장난...)
2004년 7월 24일
"입대하고 200일 째 되는 날이다.
...
별 감흥 없다.
시간 참 안간다."
(일병 주제에 날짜나 세고 앉았고...빠져가지고...)
2004년 8월 3일
"XX 생일인데...
2일에 올렸던 휴가는 훈련일정때문에 밀렸다.
8월은 훈련의 연속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휴가 안써서 다행... 휴가가 타의로 밀렸더라도 나중에 가면 '아껴두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죠~)
2004년 8월 16일
"휴가가 또 다시 밀렸다.
하계휴양 때문이라는데 가기 싫지만 그나마 텐트는 안친다고 한다."
(쉬러 가는건데 텐트 치라고 하면 대략 난감할듯... 근데 휴양지에 있는 수영장 물은 왜 국방색인가여 -ㅠ-)
2004년 10월 2일
"제기랄! BCT준비 때문에 국군의 날은 쉬지 못했다.
(중략)
11일날 휴가를 올려놨었는데 그것도 밀려버렸다.
(생략)"
(말하자면...비일비재?)
2004년10월 19일
"찢어쓰던 수첩은 이제 별로 쓸 일이 없다...
종서가 새로 산 수첩이 좋아보여서 나도 한 권 샀다.
[초인 날작]케세라세라 세부시행 규칙 수첩 Vol.5
하이브리드 테루테루보츠 메가노이드
요즘 무서운 것은 파란 마티즈!"
(...군대에서도 생각은 안드로메다였죠. 하여간 지금 블로그의 제목은 저 군대시절에 쓰던 수첩 제목에 기원이 있습니다^^ 참고로 파란 마티즈는 중대장님 차...)
2004년 10월 25일
"[호국 훈련]에 교전심판 프로그램을 다루러 투입된다.
신교대 재구관에서 교육받는데 요즘은 슬슬 날씨도 추워지고...
신병 때 기억이 나서 기분이 나빴다 라고나? ㅋ"
(이 때 이후에 호국훈련 기간동안 17사단에서 쫌 편하게 지냈죠^^ 윤석이네 부대로 파견나가있었는데 정작 윤석이는 훈련나가서 못봤었지요 ㅎ)
-발렌타인데이를 맞으며-(라는 컨텐츠가 뜬금없이 나오더군요. 책 중간쯤에)
"즐!"
(...)
2004년 11월 22일
"휴가를 올렸는데 갈지 못갈지 번복이 너무 많았다.
(중략)
결국은 중대장님께 말씀드리고 27일날 가기로 했다."
(군대라는 곳이 통제가 많은 곳이지만 진짜로 문제가 있을 땐 분대장이나 소대장, 중대장에게 심각하게 면담을 하면 대부분 들어줍니다. 물론...(양쪽 다)정상적인 정신의 소유자라면-_-말이죠.)
2004년 12월 7일
"(전략)
열흘도 그렇게 길지는 않았었다.
(생략)"
(...9.10초?)
2004년 12월 13일
"11일, 그저께는 부대 개방일이었다.
(중략)
내년엔...별로 보고싶지 않은 부대 개방이었다."
(민간인들에게 부대를 개방해서 체육대회도 하고 회식도 하고 포상휴가와 외박을 많이 보내주는 큰 행사입니다만, 군생활 하면서 2번 다 이걸 지내는 사람은 별로 없죠. 준비하고 정리가 귀찮기도 하고...)
2004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다.
...
5분대기를 하고 있다.
(중략)
하지만 내년 오늘은 나도 밖
에서 보낼 수 있다!!"
(다음 해 12월 말이면 전역대기인데...24일날 말년휴가를 나가 있었던가 안갔던가?? 기억이...)
-간직하고픈 이야기-(라는 컨텐츠가....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없다."
(...)
-상병 시절-
2005년 1월 1일
"외박 나가서 일병 오바로크 치던게 어제 같은데...
갓뎀 뉴이어----------------------
2006년아 빨리 오너라
이등병 때는 학찬이가 상병 다는걸 보면서
'이야~ 군 생활 끝나가네~'이랬었는데
이것 참 미비하다.
까마득하다."
(...한창 열심히 할 때지 말입니다. 쌍물~)
2005년 1월 6일
"입대 1주년이다.
...
어휴.
정환이가 오늘 입대했다고 한다."
(저 때 정말 진심으로 생각했죠...'불쌍한 정환이...')
2005년 1월 22일
"17일부터 중전이 있었다.(중전=중대 전술 훈련)
이제 훈련은 항상 하던 일들의 연속일 뿐이지만...
무지 추웠다!"
(항상 하던 일이래...한 겨울 산에서 조그만 접이식 삽으로 호 파서 덜덜덜 떨면서 밤새고 그러는게 익숙해진 상병...)
2005년 2월 2일
"내일 모레 혹한기 행군이 있다.
그에 따라 오늘은 대비 군장 구보를 했다.
역시 군대는 뻘짓 투성이."
(냅뻘짓)
2005년 2월 8일
"구정 연휴다.
음.....
데카르챠
초★초★초니코니 맛니소니 엑스그린범퍼★베이컨"
(...진짜로 저렇게 써있습니다. 줄이면 "포에버"죠. 클린업 클린미세스!)
2005년 3월 3일
"이번 주말에 규빈이와 외박을 가기로 했다.
월급 다음 주는 외박자가 많아서
이번 주에 부모님을 불렀다."
(월급 받으면 외박신청자가 많아서 밥이나 오랫동안 안갔던 사람 순으로 자르죠. 피해서 가면 좋습니다. 그리고 면회자가 있으면 잘 내보내줍니다. 부모님 감사^^)
...이제 이 다음부터는 안적었네요. 상병 꺾여 간다 이건가? 하여간...다녀온 사람에게는 조금 토나오는 추억이 되고, 안가보신 분에게는 4차원의 세계인 군대...요즘은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네요.